중국이 침공하면 대만 방어 누가 나서나… 한미일 전문가 첫 공개 토론


30일 세종연구소 ‘한미일 핵전략포럼’ 개최
대만 유사시·동북아 유사 사태 대비책 협의

“지난해 중국이 대만 포위훈련을 진행한 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도발과 중러 블라디보스토크 연합훈련이 연쇄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대만 유사시 한반도를 포위한 작전도 동시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죠. 중국의 대만 침공은 한반도와 동떨어진 사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해군 제독을 지낸 한국 군사전문가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이 지난달 22일 한반도 남쪽 한일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실시됐다. 미국 전략폭격기 B-52H를 필두로 한국의 F-15K 전투기, 미 F-16 전투기, 일본 F-2 전투기가 상공을 날고 있다. 미 공군 제공

대만 유사시를 상정한 한미일 3국 전문가의 공개 토론회가 처음 열린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주한미군·주일미군 파병과 직결돼 있고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높이는 만큼 한반도 안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하지만 워낙 민감한 주제여서 국내 연구기관은 그간 공개적으로 다루는 것을 꺼려왔다. 윤석열 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 기조에 맞춰 강화된 한미일 협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1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외교부에 등록된 국가정책연구재단 세종연구소는 30일 ‘2023 한미일 핵전략 포럼’을 개최한다. 북러 군사협력과 동북아 안보정세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동북아 유사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일 협력 방안까지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연구소는 민간 연구기관이지만 주무부처인 외교부의 회계 감사를 받는다.

포럼에는 전직 일본 해상막료감부(해군본부)와 자위함대사령부 출신 전문가에서 미국 국방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교수까지 다양하게 참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한미일 3국의 1.5트랙(민간+정부) 협의체인 셈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동아시아협력센터장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남북한 간 우발적 충돌이 발생해 그것이 핵전쟁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대응방안을 미리 검토하고 대비해야 한다”면서 “북중러 군사력 강화 현황과 위협을 우선 분석하고 한미일 안보협력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원자력추진잠수함 보유를 포함해 핵잠재력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의 동아시아작전 구상도와 미 인도태평양 육군 전구의 다영역 준비태세를 엿볼 수 있는 ‘패스웨이즈 작전’ 구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대만 유사시와 한반도 정세를 묶어 공론화하는 건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는 물론 국내 민간 외교안보 연구기관에서도 없던 일이다. 특히 공개 토론은 더 그렇다.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미 측이 올 초부터 대만 유사시 군사협력 방안에 대해 한국 측에 문의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사실무근”이라며 애써 선을 그은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북한이 절대 그 기회를 놓칠 리 없고, 한반도 위기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는 점을 미국에 설명해왔다”며 논의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전문가는 “그동안 대만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위해 로키(Low-key)를 유지했고 미국으로부터 (입장을) 요청받아도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이동을 우려한 중국이 우리 서해안 등에서 차단 행동 등 군사적 압박을 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각국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의 3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7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며 숱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