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금 간 무승부, 걸개 시위 충돌…여전히 어수선한 한국축구


붉은악마 응원단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과 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경기 전 대한축구협회를 성토하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1/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과 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1대 1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1/

태국전 분위기 반전은 없었다. 자존심에 금이 가는 무승부만 남았다. 관중석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로 정몽규 회장과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한 불신만 더 커졌다. 한국축구는 여전히 어수선하기만 하다.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은 한국축구에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부진과 각종 논란들을 털고 새 출발을 선언하는 첫 무대였기 때문이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2위, 태국은 101위였다. 보이콧 논란 속 경기장엔 6만 5000명에 가까운 관중이 들어찼다. 시원한 대승을 전망하는 시선도 많았다. 아시안컵 4강 탈락 등 아쉬움을 씻고 분위기를 바꿀 기회였다.

그러나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전력 차, 홈 이점 등 모든 지표의 우위를 살리지 못한 채 만원 관중 앞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전반 42분 주장 손흥민(토트넘)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고도 후반 16분 수비 집중력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동점골을 실점했고, 끝내 균형을 다시 깨트리지 못했다. 78.5percent에 달한 볼 점유율, 슈팅 수 25-6의 압도적인 우위는 승점 1 앞에 무의미했다.

지난 아시안컵 부진의 흐름을 끊기는커녕 오히려 그 연장선이 됐다. 한국은 당시 FIFA 랭킹 87위인 요르단과 1무 1패에 그치고, 130위 말레이시아와는 난타전 끝에 3-3으로 비기는 등 굴욕적인 결과에 그쳤다. 급기야 안방에서까지 태국에 발목을 잡히는 처량한 신세를 이어가게 됐다.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가 무색한 흐름이 한 경기 더 이어졌다.

붉은악마 응원단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대한민국과 태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경기 전 대한축구협회를 성토하는 플래카드를 펼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4.03.21/

어수선한 분위기는 그라운드 안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었다. 이날 붉은악마는 “정몽규 나가” 구호를 경기 내내 외치고, 정몽규 회장과 이석재 부회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등을 직격한 걸개로 비판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사면 논란부터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선임 프로세스,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충돌 등 최근 한국축구가 흔들리는 일련의 사태의 책임은 결국 KFA와 정 회장에게 있다는 의미가 담긴 비판이었다.

심지어 정몽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걸개를 철거하는 과정에선 충돌까지 발생했다. 안전요원이 관중이 든 깃발을 잡아 빼앗는 과정에서 관중은 손에 상처를 입었고, 안전요원도 머리를 다쳤다. 안전요원이 관중의 깃발을 낚아채는 영상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 비판 목소리를 키웠다. KFA 측은 안전을 위해 자제를 요청했을 뿐 깃발을 낚아챈 건 상황을 잘 알지 못한 안전요원의 돌발행동이었다고 해명했으나, KFA가 선수 탓에 이어 이번엔 안전요원 탓을 한다는 비판 목소리만 거센 상황이다.

답답한 분위기 속 황선홍호는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예선 4차전을 치른다. 승리를 통해 한국축구 전반에 걸친 아쉬운 흐름부터 끊어내는 게 급선무다. 다만 최근 대표팀 경기력을 돌아보면 태국 원정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우려부터 나오는 게 한국축구의 씁쓸한 현주소다. 황선홍 감독은 “실망스러웠던 결과를 극복하고 어웨이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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